제4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2025.7월호

그림책을 향한 마음이 하나의 축제가 되기까지

전선영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공동조직위원장 · ‘내마음의그림책’ 대표 인터뷰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현장에는 그림책을 더욱 즐겁게,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보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현장을 누비는 그림책 활동가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선영 씨가 있다. 그림책도서전의 출발을 함께한 그는 전주의 그림책 활동가들을 앞에서 이끄는 리더이다. 그림책 동아리 ‘내 마음의 그림책’의 대표로 오랜 시간 지역에서 그림책 읽기 활동을 벌여온 인물이기도하다. 지난해부터는 그림책도서전의 공동조직위원장이 되어 그림책의 매력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와 그림책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림책이 그토록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선영 대표가 말하는 그림책의 마법 같은 세계를 전한다. 


그림책에 빠지게 된 계기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도 관심이 많았다. 문학과 그림 두 갈래 사이에 있으면 늘 행복한 학생이었다. 그림책을 즐겨 읽던 학생은 커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며 그림책과 더 가까워졌다. 그저 좋아만하던 그림책을 통해 무언가 하고 싶다는 꿈이 자리한 건 2008년 무렵,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그림책 원화 전시를 보게 되면서부터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그림책 작가 20명이 참여한 꽤 큰 규모의 전시였다. 그때 전선영 대표는 각기 다른 따스함을 품은 그림들에 매료되었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그림책 원화전을 기획해보고 싶다는 꿈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어진 그림책과의 인연  

2012년 그는 그림책 동아리 '내 마음의 그림책'을 결성했다. 인문학 독서 붐이 불며 전주에도 여러 읽기모임이 생겨나던 시기, 그는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임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그림책이라는 장르가 우리에게 필요한 때라고 느꼈다. ‘내 마음의 그림책’은 결혼 후 육아로 인해 독서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주된 대상으로, 함께 모여 그림책을 읽는다. 매주 오전 10시마다 도서관에 모이는 이들은 한 명의 그림책 작가를 정해 작가의 여러 책을 깊이 있게 읽는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행위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스스로도 치유를 얻는다. 그림책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그의 활동은 갈수록 넓어졌다. 2015년에는 교육문화회관에서 그림책 원화전시를 기획해 선보이며 처음 품었던 꿈을 이루었다. 그림책 저변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같은 해 서학동에 그림책 전문 서점도 열었다. 7년 동안 책방 ‘같이 가치’를 운영하며 지역에 그림책 읽기 문화를 알렸다.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의 탄생 

책방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며, 서점은 2021년 아쉽게도 운영을 마쳤다. 그런데 그해 겨울 전주에 그림책도서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이 해외의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며 주목받고, 국내 그림책 시장이 성장하던 때였다. 교육과 예술의 영역까지도 확장이 가능한 그림책의 가치에 주목하며 ‘책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가진 전주는 그림책 조명에도 앞장서기로 한다. 전선영 대표는 전주에서 그림책도서전이 열린다면 긴 시간 공부해온 자신이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시에 적극적인 열정과 의지를 전하며 기획 단계부터 함께했다. 


“지역에서 여는 축제는 주민이 주체가 되어야 잘 할 수 있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가 제대로 해보겠다는 이야기를 전했죠. 어떻게 보면 오만함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자신감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림책동아리 회원들이 전시 해설도 다 책임지고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본격적인 섭외부터 하나하나 준비해서 1회를 무사히 해낼 수 있었죠.” 





네 번째 그림책도서전, 변화와 성장  

올해는 축제의 주제와 주빈국이 더욱 전면에 드러나도록 행사를 구성하고 규모도 키웠다. 주빈국인 스웨덴과 한국의 출판사가 출판을 주제로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국제’ 도서전다운 시도도 확대했다. 올해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그림책동아리 회원들과 아이들이 함께 개막식 무대에 오른 일이다. 프로 뮤지션이나 연주자를 초대하는 대신 진짜 그림책 축제다운 축제에 다가가기 위해 지역의 활동가와 아이들이 만든 무대를 준비했다. ‘말괄량이 삐삐’의 주제곡과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 뮤지컬 속 음악을 한 목소리로 합창했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경험을 안기고, 무대를 본 작가와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개막식 무대를 통해 저는 미래를 봤어요. 이 어린이들이 나중에 성장하면 축제의 축제가 될 수 있고, 활동가로 참여할 수도 있는 거죠. 전주의 시민과 아이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그런 문화시민으로 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축제가 자리 잡으려면 적어도 10년은 해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정착해가는 시기이니 5~6회까지 틀을 잘 마련하며 다져가고 싶어요. 그러려면 시민들과 다른 장르에서 문화 활동을 하는 분들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그리는 앞으로의 꿈 

그림책을 향한 그의 열정은 도통 식질 않는다. 오히려 갈수록 크기를 키우고 있다. 그는 앞으로 더 큰 꿈을 꾸기로 했다. 간절히 상상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걸 그림책도서전을 통해 경험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꾸준히, 계속해서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전주에 그림책 활동가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그분들과 함께 새로운 꿈을 이어가보고 싶어요. 꿈을 품고 꾸준히 움직이다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고 봅니다. 제가 꿈꾸는 그림책 세상은 앞으로 더 크고 단단해질 거예요.”




고다인 기자